세 돌, 돌 두 딸 키우고 있는 청당두딸맘입니다.
저는 두 딸 모두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어요.
처음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보낼 때 편견과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가정어린이집은 후보에서 배제했고 국공립 어린이집과 규모가 조금 크고 인근에서 유명하다는 어린이집만 대기를 걸어뒀어요.
하지만 대기를 너무 늦게 건 탓인지 국공립 어린이집은 광탈했고 그마저도 늦게 알게 됐어요. 둘째는 점점 뱃속에서 커져가고 도와줄 사람은 없는데 출산하고 나면 첫애 케어를 어떻게 해야하나 마음이 조급해지니 그제서야 어디든 받아만 주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인근 어린이집에 전화를 돌렸는데 전부 다 이미 선발되어 자리가 없다는 거예요. 그 땐 진짜 절망이었어요. 그러다 단지내 가정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어요. 0세반 자리가 비어서 0~1세 혼합반으로 운영하려고 하는데 등록할 의사가 있는지 여쭈시더라고요. 저는 무조건 좋다고 했죠. 그리고 "오히려 좋아" 였어요. 첫 아이가 걸음도 늦고 근육 발달이 다른 아이들보다 느려서 케어가 필요했거든요.
0세반은 한 반에 아이들이 1세반보다 적으니 너무 좋았죠. 그래서 앞 뒤 안재고 등록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결과는 대만족이랍니다. 지금 어린이집이 너무 좋다고 생각 돼서 둘째는 국공립어린이집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첫째 다니는 가정어린이집에 같이 보내고 있어요.
어떤 점이 좋은지, 가정어린이집 볼 때 어떤 점을 봐야하는지 어린이집에 대해 궁금하실 엄마들을 위해 제 경험을 공유드릴게요.
1.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의 장점 : 등원편의성
단지 내 가정어린이집의 가장 큰 장점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등원편의성이 너무 좋다는 거예요.
아이가 어릴수록 비오고 눈오면 밖으로 걸어다니기가 엄청 힘들잖아요. 우산도 써야하지 유모차도 밀어야하지.. 애가 지가 우산쓰고 걷겠다고 하면 더 힘들어요. 우산도 잘 못드는데 들겠다고 했다가 또 힘드니까 안아달라고 했다가..ㅋㅋㅋ 그런데 단지 내 어린이집은 지하주차장이라는 큰 무기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저희 단지에는 사실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도 있는데 여기는 지하랑 연결이 안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날씨 안좋은 날에는 다니디 너무 불편한데 가정어린이집은 지하주차장으로 다닐 수 있으니 너무 좋더라고요.
2. 어린이집 선택 시 고려사항(1) : 다양한 활동 여부
가정어린이집 보실 때 또 중요한 건 다양한 활동을 하느냐 인것 같아요. 날씨 좋을 땐 산책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만 보내면 아이들도 무료하고 답답할 수 있잖아요. 그럴 때 다양한 교육이나 외부 선생님의 방문지도가 있으면 아이들도 좋고 어린이집 선생님도 부담이 줄어서 좋은것 같아요. 저희 애들 어린이집은 매주 월요일은 오감놀이 선생님이, 매주 목요일은 체육 선생님이 오셔서 3~40분씩 수업을 해주세요. 그리고 매주 화요일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30분 간 책 읽어주시고 율동도 가르쳐주세요. 그리고 놀이교재가 있어서 매월 달라지는 교재, 교구로 생활지도를 받고 놀이도 하더라고요. 내년부터는 영어수업도 하실 생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매달 1회 이상 외부로 나가는데, 감자캐기, 박물관 방문, 요리놀이, 실내동물원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주시더라고요. 부모 참여도 자주 있고요. 가을엔 소풍도 가고요. 지금 2년째 다니는데 중복되지 않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셔서 저도 재밌게 따라다니고 있어요.
3. 어린이집 선택 시 고려사항(2) : 급식, 간식
급간식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매일 사진을 보내 주시긴 하지만 사실 실제로 어떻게 주는지는 잘 모르잖아요. 믿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도 지금 어린이집 원장님이 처음 방문했을 때 아이들 급간식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신다는 말씀을 듣고 그부분은 마음 놓고 보내고 있어요. 아이들이 집에 오면 배고파하거나 그런거 없고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거 보면 어린이집에서 잘 나오나보다 생각하는 거죠.
4. 어린이집 보낼 때 알고 가야 할 것들 : 음식 간, 간식, 영상
다만 어린이집을 보낼 때는 일정부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음식 간, 간식(군것질), 영상 이 세가지예요.
처음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는 시기가 빠르면 이유식 시기일텐데 일단 어린이집은 저염식이라도 간이 어느정도 되어 있기 때문에 100% 무염은 어려워요. 그러려면 집에서 싸들고 다녀야하는데 아무래도 쉽지 않죠.
그리고 어린이집 보내면 만 1, 2세와도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에 생일파티나 어린이날 하는 과자파티에 0세반 친구들도 함께 하게되어요. 아기과자 아니고 우리도 먹는 진짜 과자요. 저는 첫애가 처음 일반 과자 먹은 게 20개월차였는데(어린이집에서 첫경험ㅋㅋ) 둘째는 14개월이었어요. ㅋㅋ 각각 9월생 4월생이라 어린이집 들어간 개월수 자체에 차이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는데 그만큼 빨리 들어갈수록 빨리 노출되어요. 피자, 치킨, 핫도그, 빵 이런 음식들도 가끔 먹고요.
또 어린이집에서는 교육용 영상도 가끔 보여주시고 특별한 날에는 뽀로로나 콩순이가 나오는 영화도 보여주는데 영상 안보여주겠다고 다짐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부분도 놓으셔야 합니다. 저는 영상이 무조건 나쁘다 주의는 아니어서 거부감은 없었지만 아니라면 어린이집 알아보실 때 이 부분도 여쭤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린이집마다 천차만별이라 아예 안보여주시는 곳도 있을 것 같아요.
5. 총평
어린이집에 대한 안좋은 기사들이 뜰 때마다 주변에서 한마디씩 하는 게 부담스럽고 힘들 때가 있어요. 애가 아프면 아픈대로 어린이집 다니면 다 거기서 옮아 오더라면서 얘기 들을때도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아무리 집에서 살림하는 엄마라도 하루종일 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하는 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어려운 일이예요. 거기다 엄마로 살아보니 엄마가 선생님처럼 다양한 활동을 하게 도와주는 건 정말 어렵더라고요.
어린이집 보낸다고 엄마들이 그 시간동안 편하게 노는 것도 아니예요. 그제서야 쓰레기도 맘편히 버리러 가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빨래하고 개고 저녁 먹을거 준비하고.. 정신이 없죠. 어떤때는 밥먹을 시간도 없습니다. 자잘하게 사야할 것도 많고 알아봐야 할 것도 많고. 지난 날 직장다닐 때 육아하는 엄마들 부럽게 생각한 제가 참으로 죄송했습니다. 육아하면 맨날 카페 갈 수 있을줄 알았어요. 현실은 밥도 겨우 먹습니다.
그래도 어린이집 덕분에 깨끗하게 집을 치울 수 있고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어서 저는 어린이집 보내는 것에 너무 만족합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해집니다. 어린이집을 보낼까 말까, 어떤 어린이집이 좋은 어린이집일까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이 글이 참고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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